현대건설
현대건설 녹색여우팀은 지난 몇 년간 매우 부진했다.
전통의 현대건설이라고 하던데 나야 잘 모르지만 오래전부터 현대건설 배구팀를 좋아하던 팬들은 몇 년간 기분이 안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몇 년간 볼 수 없던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그 으뜸의 원인은 황현주 감독의 영입이라고 본다.
황감독은 선수들에게 버럭 화를 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 황버럭이라 불리며 안티도 많지만 실력만큼은 현재 프로팀 감독 중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센터의 빠른 공격을 선호한다는 면에서 국제적인 흐름에도 가장 어울린다고 할 만하다.
센터와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터의 역할이 그만큼 비중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고 그 영향으로 한수지가 중용되며 일취월장하는 것도 눈에 띈다.
실제로 흥국과의 경기에서는 이효희보다 더 나은 플레이를 했다는 생각도 든다.
녹색여우팀이 1위로 독주하고 있는 두 번째 원인은 바로 세터의 성장이라고 할 만 하다.
지난 시즌 이 팀은 염혜선과 한수지 두 명의 세터를 고루 기용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제대로 되는 것은 없었고 무기력한 플레이에 팬들의 분노만 샀다.
하지만 어쩌겠나.
애들이 일부로 못하는 것도 아니고 실력이 그것 밖에 안 되는 것을.
확실한 것은 한수지가 이번 시즌 굉장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현대건설팀의 성적으로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리고 보험, 주유소, 담배 세 팀이 앞으로 세터의 세대 교체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지만 녹색여우팀은 거기서 한 발 앞서있다고 볼 수 있다.
녹색여우팀이 잘 나가는 세 번째 원인은 외국인선수 케니다.
지난 시즌 아우리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팀 성적은 좋지 못했다.
카리나와 밀라가 재계약 한데 비해 아우리가 떠난 이유는 아마도 팀의 무기력한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물론 이건 나의 추측이다.)
아우리가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공격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세터가 올려주는 공이 다른 팀에 비해 안 좋았기 때문에 손해도 많이 보았고 그래서 다른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득점이 적었던 것 같다.
그러나 케니는 한수지와의 호흡도 일단 잘 맞는것 같고 황현주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에도 어울리는 듯하다.
공격력만큼은 몬타뇨와 함께 시즌이 끝날때까지 no.1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나는 정대영, 이숙자가 이끌던 현대건설은 잘 기억이 안 난다.
거의 경기를 본 적이 없다.
장소연 강혜미(?)가 있던 시절은 아예 모른다.
다른 팀들이 FA선수들 위주로 팀을 재편한데 반해 현대는 한유미가 있기는 하지만 신인선수들 위주로 팀을 재편했다.
성적이 바닥을 치는 것은 리빌딩 과정에서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팀 재건의 중심에 있는 양효진은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며 계속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특히 국가대표로 뛰며 블라킹 능력이 엄청나게 향상됐다.
내가 현대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의 70% 이상은 바로 양효진의 발전을 보는 것이다.
또다른 센터 김수지는 양효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다.
본인이 욕심이 없는 것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시즌에 그 전에 비해 별로 나아진게 없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시즌은 다행히 많이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수지가 계속해서 성장한다면 김수지&양효진 대 김세영&장소연의 센터 대결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중앙 대접전을 펼칠 것이 확실하며 그동안 흥국과 주유소 팀에 넘겨줬던 빅매치의 이미지를 현대와 담배팀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현대건설의 약점
아무래도 아직은 세터가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박경낭이 떠난 오른쪽 자리가 구멍이다.
어디까지나 결과만 보고 말하는 것이지만 박경낭은 안 데려오는 것이 나을 뻔했다.
박경낭은 이적하자마자 주장을 맡는 등 팀의 구심점이 되어야했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뭐가 문제였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게다가 보상선수로 팀내 유망주인 백목화를 보냈다.
박경낭과 포지션이 겹치지만 않았다면 반드시 보호해야할 선수였다.
지금 담배팀에서 주전으로 나오는 백목화를 보면 현대팀 관계자들은 속이 탈 것이다.
또, 지나치게 케니에 의존하는 공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한유미, 박슬기, 이보라 등이 얼마나 케니의 짐을 덜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래도 윤혜숙, 한유미가 팀을 잘 이끌고 있고 어린 선수들이 지금처럼만 한다면, 부상 등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녹색여우팀은 끝까지 만족할만한 시즌을 보낼 것이다.
올시즌 현대건설은 정말 막강하다.
올시즌 전망 : 1위
key player : 한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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