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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배구팀 전망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臥薪嘗膽 2009. 12. 9. 09:19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요즘 플레이를 보면 이 팀은 그동안 김연경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연경이의 빈자리는 여기저기서 아주 많이 느껴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흥국의 선수들은 나름 좋은 공격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나는 이영주 세터가 마지막으로 뛰던 해부터 프로배구를 보기 시작했다.
그때 키가 큰 백인 선수가 같이 있었는데 이름이 뭐더라...
케이틴가 윌킨스인가 뭐 그랬는데.
당시 흥국은 연경 연주 외국인 선수가 쉴 새 없이 득점을 하며 우승했다.

이듬해에는 김혜진, 우주리 등이 들어왔지만 연경, 연주가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였고 수준이 좀 떨어지는 외국인 선수등 결승전에서 주유소에게 밀리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시즌은 감독 교체 등으로 매우 불안했지만 어찌어찌 우승을 했다.
1위를 하고 있던 팀이 감독이 바뀌었다고 해서 바로 추락하는 것을 보고 지휘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었다.
최고의 멤버들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것은 아니다.
흥국생명과 kcc농구팀을 보면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kcc도 초반 8연패인가 10연패인가 하고 바닥으로 추락했다가 서장훈을 트레이드로 보내버리고 나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kcc 부진의 원인은 허재와 서장훈의 불화였던것 같다.
흥국은 1위에서 연패의 수렁으로 빠졌다가 다시 치고 올라와서 우승을 했다.
역시 단체 운동은 개개인의 기량보다는 조직력과 사기가 우선이다.

 

07~08시즌에 흥국이 결승전에서 주유소에게 밀린 이유는 일단 중심 선수들의 부상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내가 보기엔 높이도 있었다.
팀에 김연경 말고는 큰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연경이가 뒤로 빠져 있을때는 높이에서 다른 팀들에게 너무 밀렸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높이의 부족은 흥국팀에서도 당연히 느끼고 있었던것 같다.
off-season에 흥국은 FA 최대어였던 한송이(186?)를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는 카리나(192?)를 영입했으며 신인선수는 1라운드에서 김지애(192)를 뽑았다.
결국 흥국은 가장 높이가 낮은 팀에서 가장 높이가 높은 팀으로 단숨에 변신했다.
지금 흥국은 김연경이 외국으로 나갔지만 높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올시즌 흥국생명은 Michael Jordan이 은퇴한 후의 Chicago Bulls를 연상시킨다.
Jordan이 떠난 뒤에도 시카고 팀에는 여전히 All NBA 1st팀에 빛나는 피펜이 있었고 우승을 노려볼만한 전력이었다.
흥국 역시 국내 최고의 오른쪽 공격수인 황연주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고 카리나는 2번째 시즌으로 지난 시즌보다 좀 더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다.

카리나는 지금까지 흥국에서 스카웃한 외국인 선수 중 가장 팀에 어울리는 선수라 판단된다. (3명 밖에 못봤지만)
김혜진은 입단 이후로 계속해서 공격성이 발전하고 있고 우주리는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주예나가 눈부신 성장이 눈에 띈다.


주예나는 얼마전 경기에서 20점이 넘는 득점을 했다.
개인 최대 득점이고 동기생들 중에도 아마 20점 넘게 득점했던 선수들은 없을 것이다.
우수한 선수들이 우글거리는 주예나 1년 위의 선수들 중에서도 20점 넘게 득점했다는 얘기는 못들어본것 같다.
아마 있다면 양효진이 했을까?
올시즌 초반에 흥국이 부진하지만 크게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주예나의 발전이 걱정을 덮어버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주예나도 양효진이나 김세영이 앞에 있을땐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결국 올시즌 흥국의 열쇠는 한송이와 김혜선이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송이는 지지난 시즌에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주며 득점왕을 차지한 이후에 수술을 했는데 그 이후에 장딴지 부상을 당하는 등 제대로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 상태로만 본다면 한송이는 한 시즌 반짝 fa로이드였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흥국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75점 중에 황연주+카리나+한송이가 50~55점은 해줘야 한다고 본다.
한송이가 제 컨디션을 찾는 것은 흥국 뿐 아니라 국가대표팀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또 한 명의 열쇠는 리베로 김혜선이다.
흥국은 황연주와 김연경을 드래프트 한 이후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왔기에 이후 신인 지명에서 계속 타팀에 비해 낮은 순위를 얻었다.
그런데 지명에서 계속 운이 따르면서 팀에 필요한 선수들을 속속 선발하고 있다.
고교 최고의 센터로 평가받았으나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 때문에 빠른 지명을 받지 못한 김혜진은 5순위로 흥국에 입단하여 계속 발전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다음해에는 앞선 팀들이 예상 외의 지명을 하면서 기대도 못했던 김지애를 4순위로 뽑아 높이를 보강했고 2라운드에서는 주예나를 뽑아 아주 짭잘했다.
올해도 역시 생각지도 못했던 박경낭 은퇴와 장소연 효과가 나타나면서 흥국은 5순위로 김혜선이라는 고교 최고의 리베로를 선발했다.
김혜선은 현대건설이나 담배팀에서 데려갈 줄 알았는데 현대는 박경낭의 빈자리가 먼저라고 생각한것 같다.

이로써 흥국은 가장 취약점이었던 리베로를 우수한 선수로 보강했다.

주예나와 김혜선의 땅꼬마 라인은 보고 있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귀여운 것들...


이제 남은 것은 이효희의 뒤를 이을 세터의 보강이다.
흥국은 젊은 세터들이 많지만 이들은 아직 염혜선이나 한수지, 시은미 등과 같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것 같다.
현재 고교생 중에 내가 눈여겨보고 있는 세터가 있기는 한데 키가 작아 프로에 올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동안 김연경에 대한 의존이 높았던 팀이기 때문에 연경이가 없다는 것은 다른 선수들의 공격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앞으로 점점 나아질 흥국팀의 플레이를 기대해본다.

 

key player : 한송이
정규시즌 예상순위 :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