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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할 길 - 스캇 펙

臥薪嘗膽 2010. 7. 27. 16:35

아직도 가야할 길 - 스캇 펙 - 중에서

 

  버릇없는 아이들을 보면 가정에서 부모가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오히려 버릇없는 아이들은 자라면서 혹독한 처벌을 더 자주 받는다. 이렇게 혹독하게 벌을 주는 훈육 방법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그러한 방법은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내줄 시간이 없고 그럴 마음도 없으면, 아이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없기에 언제 부모의 가르침이 아이들에게 필요한지도 모른다. 또 그런 도움을 원하는 아이들의 무의식적인 표현을 부모가 제대로 알아차릴 수도 없다.

 

  아이들을 단단히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뼈저리게 의식하면서도 부모는 "오늘은 애들을 봐 줄 기력이 없어"하며 아이들이 마음대로 하도록 그냥 내버려 둘 때가 많다. 그러다가 결국 아이들이 잘못되면 그제야 부모는 화를 내며 아이들을 가혹하게 야단치게 된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볼 여유도 없고, 그 문제에 대해서 어떤 방법으로 교육을 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무작정 훈련시키려고 덤비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아이들에게 시간을 내서 돌봐 주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도 돌보고 가르칠 필요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리하여 조심스럽게 달래고 염려하고 가르친다면 아이들은 순순히 호응을 해서 부모가 장려하는 것이나 질책하는 것을 듣고,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여 그대로 따라 줄 것이다.

  이런 부모는 자기 아이들이 케이크를 어떻게 먹는가를 살펴보고 어떻게 공부하는가도 관찰해 보며, 언제 살짝 거짓말하는가, 언제 문제들에 부딪치고도 해결하지 않고 도피하는가를 알게 된다.

  그런 부모는 시간을 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소한 문제들을 고쳐 주기도 하고, 문제에 따라 대응해서 약간 조이기도 하고 느슨히 풀어놓아 주기도 하며, 얘기를 해 주든지, 감싸안아 주기도 하고 키스해 주기도 하고, 훈계를 하거나 등을 툭툭 쳐 격려해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사랑이 넘치는 부모의 훈육 방식은 사랑이 없는 부모의 훈육 방식보다 질적으로 월등히 낫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넘쳐나는 사랑으로 틈틈이 아이들을 관찰하여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 볼 때, 부모는 진정으로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며 괴로움을 나눌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은 이런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들과 함게 고통을 나누려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당장에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을지라도 마음속 깊이 부모가 얼마나 함께 고민하고 괴로워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느끼고 배우게 된다.

  그들은 "우리 부모가 기꺼이 나와 함께 고통을 함께해 준다면 고통이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고 나도 기꺼이 그 고통을 견뎌 내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이 자기 훈련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