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짧은 생각

요즘 군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臥薪嘗膽 2008. 12. 23. 11:37

 

GP수류탄 폭발 사고

GP내 음주 적발

해군 여하사 상습 성폭행

그리고 오늘 뉴스로 접한 전방부대 초소에서 경계근무중인 병사가 총상으로 숨지는 사고까지

 

이젠 갈때까지 갔다는 생각이 든다.

군대에서 사고가 저렇게 많이 일어나는데 어느 부모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고 싶어하겠는가.

병역비리는 처벌을 훨씬 더 강화하고 아예 주홍글씨를 새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상태로라면 병역비리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사실 내 생각엔 이것이 반드시 군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가 병들고 썩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사회의 한 단면인 군대도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일뿐.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살인, 사고, 자살로 죽는 빈도나 군대에서 죽는 빈도나 비율로 따지면 비슷할 것 같다.

 

일단 나도 수색대에서 2년의 군살이를 한 입장으로 내 경험을 돌이켜보면 수색대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FM대로 하면 너무 힘들다.

gp마다 다르겠지만 완전 FM으로 돌리는 GP는 아마 단 한군데도 없을 것이다.

아마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중대장들도 깊이 관여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름철에 후반야 근무조일 경우 밤 12신가 근무교대를 해서 아침까지 경계근무를 한 다음 교대후 2~3시간 눈 붙이고 도로정찰을 나간다.

이때 부gp장이 피곤할 경우 안 나가는 때가 어쩌다가 한 번씩 있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내무실에서 군화를 신은 채로 그대로 잠들어있다가 부gp 장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혹시라도 안 나가게 될 경우 상황실만 거짓 무전을 날리느라 바빠진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내 경우 2년 동안 두 번 정도인가 밖에 없었다.

다른 분대는 운 좋게 한 두번 더 있었던것 같지만...

 

그렇게 도로 정찰을 나가면 수많은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테니스공에 줄자를 매달아 하는 매우 비과학적인 수위측정부터 시작해서;;;; 여름철 군대의 대표작업인 잡초제거까지.

전역한지 오래되니 잡초제거를 군대용어로 뭐라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 제초작업이다.;;;;;;;;;;;;;;;;;

내가 군대에서 싫었던 수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맘에 안 들었던 것은 낫들고 하는 제초작업이었다.

일인당 한 개씩 예초기를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 제일 문제이긴 했지만 낫으로 제초작업을 하는 것은 칼로 물을 베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풀은 힘을 가하면 옆으로 넘어지지 나무처럼 버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일 도로정찰에 낫 몇자루, 삽 몇자루 준비해라. 이런 말을 들으면 하루가 그저 우울할뿐.

이 작업도 FM대로 하자면 두 탄창과 수류탄을 넣은 방탄복을 입고 방탄모를 쓰고 총은 등 뒤로 메고 작업을 해야한다.

비무장지대 안에서는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규정이니까.

실제로 중대장님이 함께 있을때는 한여름에 그러고 작업을 했었다.

총과 탄창, 수류탄, 방탄복, 방탄모 모두 합하면 무게는 거의 10kg, 그것을 입고 삽질, 낫질을 하면 땀이 비오듯이 쏟아진다는 표현이 사실임을 알게 된다.

실제로 추진철책 제초작업 중에 이틀동안 두 명이 일사병과 탈수증세로 병원에 실려갔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FM이고 거의 대부분은 그냥 경계고 뭐고 없이 다 벗고 국방색 난닝구만 입고 한다.

 

그렇게 힘들게 도로정찰을 끝내고 오면 가장 운 좋을때 두시간 반에서 세시간 정도 잠을 더 잘 수 있다.

작업이 많아서 도로정찰을 일찍 못끝내면 30분도 채 못자고 다시 기상해서 주간 근무 투입을 한다.

그럼 여름은 낮이 길기 때문에 12시부터 저녁 8시 넘어까지 또 경계 근무를 한다.

그리고 철수하면 다시 밤 12시에 근무투입을 한다.

후반야가 조금 더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지만 전반야 근무조도 힘들긴 매한가지다.

이 생활을 어떻게 3달 동안 할 수가 있는가.

그 인원으로 그런 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만약 FM대로 gp운영을 하고 싶다면 소대인원을 최소 4~5명은 더 늘려야 한다.

그래서 비번도 많이 주고 작업인원도 많게 해야지 안그러면 체력적으로 버티기가 힘들다.

아니면 도로정찰을 철수해 있는 소대가 해야한다.

GP투입은 5개월 주기이므로 항상 투입해 있는 시점에서 전역자가 발생한다.

문제는 6명이 한번에 전역한다고 철수해도 대체 인원이 6명이 투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비번이 없어지고 그럼 더욱더 힘들어지고 AM을 추구할 수 밖에 없어진다.

 

GP의 문제는 어다까지 FM을 추구할 것이냐이다.

이번에 수류탄 폭발로 문제가 되었던 소대는 밤에 1개초소만 운용을 했다고 하는데 그럴 경우 GP는 저~ 뒤에 후방보대보다 더 살기 좋고 편한 곳이 되어버린다.  

우리 소대 같은 경우는 처음에 1~2달은 3개 초소를 다 돌렸고 병장들이 전역해서 인원이 빠지면 2개 초소를 돌렸다.

2개초소 정도로 하면 이병, 일병때까지는 힘들지라도 상병 정도 되면 살만하다.

그러나 우리 옆소대는 밤에 1개초소만 돌린다고 동기에게 들었다.

항상 그것을 부러워했었다.

그러나 아무리 전쟁이 일어나기 힘든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대충대충 탱자탱자 경계근무를 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순식간에 큰 위험에  빠져버릴 수 있다.

TOD가 있다고는 하지만 TOD도 안 놀고 근무시간 내내 열심히 일만 하는지 확신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느 정도 힘든 것은 군대를 더욱 튼튼하게 한다.

군대는 힘든 것을 각오하고 의무로써 가는 것이지 눌러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소대가 정말 많은 작업과 훈련으로 힘들 때에는 병장과 상병들이 청소 상태에 대해서 전혀 터치하지 않았다.

점호를 들어온 일직사관도 관물대 개판이고 안 닦은 흙투성이 전투화가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그만큼 힘들고 고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힘든 와중에 서로를 이해하고 전우애가 싹튼다.

GP에서 애가 수류탄을 까는 것은 정신 이상일 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 이번 사건은 너무 기강이 해이해져서 그런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어느 정도 힘들면 쓸데없이 욕하고 갈구는 것도 줄어들고 인간관계에서의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너무 편하니까 시간이 남아 돌아서 쓸데없이 애들 갈구고 그거 못버틴 애가 수류탄 깐거 아냐. 

BUT, 힘든 것도 며칠이지 한 달 두 달 그렇게 지속되면 영화 실미도처럼 반란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또, TO를 늘리는 것과 부족인원을 바로바로 채우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정신이 멀쩡한 애를 선발해서 데려오는 것이다.

우리 소대에도 언젠가는 사고 한 번 쳤을 가능성이 높은 애가 한 명 있었다.

다행히 좋은 기회가 있어서 우리는 아예 그 녀석을 전출시켜 버렸는데 고문관을 받아들인 다른 소대 하나는 매우 힘겨워하다가 결국 소대 취사병으로 돌렸다는 얘기도 들었다.

아마도 2~3년 전 GP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인 녀석은 정신이상자일 가능성이 높다.

정신이상이 아니면 그렇게 하기 어렵지. 그게 제정신인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인가?

수색대는 최전방에서 언제나 실탄을 휴대하고 항상 긴장상태로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느 부대보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요구된다.

 

이 외에도 상당히 많은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지만 이젠 오래되어 잘 기억이 안 나네...

 

자해를 시도한 해군 여하사.

나이도 어릴텐데 쓰레기 같은 군인들 꼬락서니 그만 보고 민간인으로 돌아와라.

중사새끼 하나와 원사 두 명이라고 하던데, 중사야 그렇다고 치고 어떻게 원사가 그럴 수 있지?

원사면 나이가 50은 넘었을텐데 그 나이 처먹고 하사를 성폭행이나 하고.  그 여하사가 도대체 얼마나 이쁘고 색기가 흐르길래 1년이나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는지는 모르겠다만 니네는 어청수만큼 쓰레기들이다. 같은 레벨 쌤썜이다.

 

우리나라는 너무 범죄에 관대하다.

그리고 대의도 없다. 대의가 없으니 읍참마속도 없고 그저 제 식구 감싸안기, 챙기기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더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지고 범죄는 늘어간다.

내가 판사라면 성폭행한 쓰레기들 영창 20년 때린다.   

 

요즘 1급 공무원들 줄줄이 옷벗고 있는데 내 생각에 가장 물갈이가 필요한 곳은 국방부다.

촘스키 책을 불온 서적으로 지정하는 국방부 꼴통들 이 기회에 다 그냥 사라져버려라.